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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12월 5, 2021

현대차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가 불안한 이유

  1.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 소프트뱅크로 넘어간 소유권
  3. 현대차 품으로
  4. 막대한 적자
  5. 불안한 미래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이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과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ATLAS)로 유명한 로봇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거래 상대방은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전기차와 수소 연료전지차 등 자동차 산업에 100년 만에 대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 현대차는 어쩌다 로봇회사를 인수하게 됐을까. 자동차 혁신과 로봇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일까. 보스톤 다이내믹스는 구글도 소프트뱅크도 포기한 회사인데, 현대차는 무엇을 생각하는 것일까.

보스톤 다이내믹스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 /사진=보스톤 다이내믹스
  1.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우선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어떤 회사인지 알아보자. 1992년 미국의 유명 대학 MIT에서 벤처기업으로 출발했는데, 미 국방부 미항공우주국(NASA)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으며 성장했다.

이후 4족 동물과 거의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스팟과 사람처럼 걷고 뛰는 아틀라스 등을 잇달아 발표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 2013년 미국 인터넷 대기업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개발한 앤디 루빈이 구글의 로봇 사업을 진두지휘할 때였다. 그러나 얼마 안 가 루빈이 회사를 떠나면서 구글의 로봇사업도 지지부진해졌다.

  1. 소프트뱅크로 넘어간 소유권

로봇사업에 대한 관심이 식고, 계속 적자만 쌓이는 상황이 계속되자 구글은 결국 보스톤 다이내믹스를 팔기로 한다. 일본의 도요타자동차와 통신회사 소프트뱅크,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등이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최종 승자는 소프트뱅크, 정확한 인수금액을 공개되지 않았지만 보스톤 다이내믹스를 품에 안는다. 당시 소프트뱅크는 2014년 출시한 인간형 로봇 페퍼(Pepper)의 성공으로 로봇사업에 많은 투자를 진행할 때였다.

하지만 소프트뱅크에 인수된 뒤에도 보스톤 다이내믹스의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기존 소프트뱅크 사업과 상승효과를 내기 힘들었고 소프트뱅크도 위워크, 우버 등에 대한 투자가 연이어 실패로 이어지면서 부담이 커졌다.

  1. 현대차 품으로

소프트뱅크는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매각하는 등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이익을 내지 못하던 보스턴 다이내믹스도 대상에 포함됐다. 현대차가 보스톤 다이내믹스를 살 수 있었던 배경이다.

현대차는 소프트뱅크로부터 보스톤 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취득하고, 나머지 20%는 그대로 소프트뱅크가 보유하는 조건이다. 인수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 보스톤 다이내믹스 기업가치가 약 11억달러(약 1조2000억원)라는 점을 고려하면 인수에 적지 않은 금액이 필요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외신들은 현대차의 보스톤 다이내믹스 인수 금액이 9억달러에서 10억달러 정도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보스톤 다이내믹스가 4족 보행과 인간형 로봇뿐만 아니라 물류창고와 공장 등에서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도 만든다는 점을 생각하면 제조기업인 현대차와 ‘궁합’이 잘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1. 막대한 적자

문제는 인수 금액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보스톤 다이내믹스는 매년 엄청난 적자를 내는 기업이다. 2019 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 순손실 규모가 1억300만달러(약 1125억원)에 달했는데, 한 해 전보다 60% 급증한 것이었다.

현대차가 2019년 3조60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계속 적자가 나는 자회사를 늘리는 것은 부담되는 일이다. 더욱이 코로나 사태가 터진 올해 영업이익은 3조원에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수소 연료전지차, 도심항공 모빌리티(UAM)까지 개발해야 할 것이 많은 현대차가 로봇에 얼마나 더 투자할 수 있을지도 아직 알 수 없다. 현대차는 당장 내년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개발을 끝내고 신형 전기차를 대거 출시해야 한다. 2040년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10% 달성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엄청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1. 불안한 미래

구글에 인수된 이후 계속 이리저리 팔리던 보스톤 다이내믹스가 현대차로 왔다. 로봇 관련 세계 최고 기술을 가진 기업인 것은 확실하지만 현대차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나마 현대차가 구글 소프트뱅크와 달리 제조기업이라는 점이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 정도다. 인수 금액도 저렴하지 않고, 부채 부담도 크다.

눈에 띄는 점은 현대차의 이번 인수가 정의선 회장이 취임한 이후 진행된 첫 대형 M&A라는 점이다. 정 회장은 직접 보스톤 다이내믹스 지분 20%를 보유하게 된다. 이번 인수에 정 회장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이 그룹 수장으로서 내놓은 첫 작품의 결말이 해피엔딩이 될지, 아니면 새드엔딩이 될지 앞으로 많은 관심이 쏠릴 듯하다.

희승 electric@theplug.co.krhttps://theplug.co.kr/news/author/mykim/
안녕하세요. '전기(?)'를 사랑하는 채희승입니다. 지구 환경을 지키는 멋진 친환경차 관련 유익하고 재밌는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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